보베씨는 99년 11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기간 중 미국으로 날아가 반(反)세계화 시위를 주동했던 인물. 올해 초에는 반(反)다보스 세계사회포럼(WSF)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 현지에서 GM 경작지를 파손해 브라질 당국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법원은 이날 보베씨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한편 보베씨 등 공모자 3명에게 벌금과 배상금으로 34만프랑(약 6000만원)을 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대해 보베씨는 “징역형이나 벌금형도 GM 농작물이 위험하다는 우리의 주장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그는 99년 6월 자신이 이끄는 과격 농민단체 농민연맹(CP) 회원 2명과 함께 몽펠리에의 한 농작물연구소에 들어가 시험경작 중인 GM 벼 모종 3000개를 파괴했다.
그런데 정작 보베씨의 부모는 GM 농작물 개발에 앞장 선 유전공학자여서 인생유전을 실감케 한다. 프랑스 국립농경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그의 부친 보베 1세(71)는 유전공학의 열렬한 신봉자로 GM 농작물을 여러 종 개발했다. 모친 콜레트도 미국 버클리대에서 연구한 생물학자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