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선거자금을 많이 기부한 경제계 인사들이 대사직에 대거 임명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10만달러(약 1억2500만원) 이상을 기부한 파이어니어 클럽 회원 중 무려 1700여명이 대사를 맡겠다고 지원했다. 이중 1차 선발된 200여명이 49개의 대사직을 놓고 치열한 막후 로비를 벌이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지역중 하나인 프랑스 주재 대사로는 부시에게 28만달러를 기부한 샌프란시스코 투자은행가 하워드 리치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부시 소유의 프로야구단 텍사스 레인저스 에 투자했던 머서 레이놀즈는 스위스 대사로 나가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를 이끌며 기부금 모금을 총괄했던 짐 니콜슨은 바티칸 대사에 낙점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기부금 납부 인사들의 공통점은 유럽 대사직을 선호한다는 것. 이들은 주로 업무가 과중하지 않으며 문화적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유럽 대사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돌발 사건이 많고 주변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은 이들에게 기피 지역인 셈.
국무부의 직업 외교관들은 '대선 논공행상'등 정치적 연줄로 임명된 '낙하산 대사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160여명의 해외주재 미국대사중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직업 외교관들은 정치적 보상 차원에서 대사에 임명된 인사들이 해당국의 역사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해 당혹스런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는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