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할 금리인하의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17일 보도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95년이후 단행된 금리조정 중 미국 경제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이기 때문. FRB가 0.5%포인트와 0.75%포인트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미국은 물론 일본의 금융위기 수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FRB가 금리를 0.75%포인트 낮춘다면 91년이후 1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는 셈. 최근 급부상한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금융계에는 찬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0.75%의 지지론의 주요 근거는 주가폭락 저지. 지난주 폭락장세를 보인 뉴욕증시가 0.75%포인트의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망매물이 다시 쏟아져 급전 직하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둘째, 인플레가 급속하게 진정되고 있다는 점. 16일 발표된 2월 생산자생산지수는 0.1% 오르는데 그쳤으며 에너지 식품 가격을 제외하면 오히려 0.3% 하락했다. 셋째, 미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제조업 경기의 계속된 악화. 2월 생산산업지수는 0.6% 하락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0.75%포인트 반대론자들은 인하폭이 확대될 경우 FRB가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자칫 경제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것. 또 이 조치로도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할 경우 FRB는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최후의 실탄'을 상실하게 된다. 이밖에 최근 미시간대학 조사결과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논거 중의 하나.
전문가들은 이번에 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될 경우 FRB가 5월 차기 FOMC 회의 이전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