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현상이 인간의 삶마저 바꿔놓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원하는 NGO단체인 국제기아대책기구(FHI)는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22일)을 맞아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구의 물 부족이 한계를 넘어서 2025년이 되면 전쟁과 질병보다 심각한 재앙이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물 부족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0억 인구 중 30억 이상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다. 또 매년 700만명이 물 부족과 식수 오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매일 5000명의 어린이가 숨지고 있다. 세계인구가 2025년 80억으로 늘어날 경우 물 수요는 지금보다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는 3년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섭씨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더위가 계속되는 북동부지역에서는 강들이 사라지고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물 보급률은 62%. 그러나 르완다 앙골라 에티오피아 등 10개국은 50%를 밑돌고 있다.
아시아의 물 보급률은 81%로 상대적으로 높지만 급수 혜택을 못받는 인구의 3분의 2가 아시아에 몰려 있다. 물 부족국가가 과거 아프가니스탄과 네팔 등에서 캄보디아 몽골 마얀마 등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중미 카리브해 지역의 경우도 허리케인의 주기적인 발생으로 식수시설이 파괴되면서 인구의 75%인 4500만명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갈등과 대책= 강과 호수 등을 공동으로 갖고 있는 국가들간에 수자원 확보를 위한 분쟁이 심각하다. 나일강 상류의 경우 이집트와 수단 우간다가 갈등을 빚고 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도 요르단강의 경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갠지스강에 대한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13억8000㎦. 이 중 음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3%인 3500만㎦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가운데 70%는 빙하 등이고 지하수와 지표수는 30%인 1000㎦에 불과한 실정이다. 물 소비는 지난 40년동안 3배 이상 늘어났다.
FHI는 물 부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물 소비량을 30% 이상을 억제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