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여생도-미국 여군장교 간담회

  • 입력 2001년 3월 21일 18시 38분


―여자는 흔히 예뻐야 한다고 말하는데….

“경우에 따라선 나도 화장을 한다. 물론 군대에선 아름다움보다는 능률을 원하지만 항상 ‘터프’하기만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수잔 서스맨 중령)

―여군으로서, 엄마로서 어떤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

“가정도, 군대도 똑같이 중요하다. 특히 남편과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나로선 군인인 남편의 외조 덕분에 훌륭한 여성장교로 활동하는 행운을 누렸다.”(마리아 에오프 소령)

21일 오후 서울 용산의 미8군사령부 회의실에서는 웨스트 포인트(미 육사) 출신 여군장교 9명과 권성이(權聖二·22·4학년)생도 등 육사 여생도 46명이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미 최초의 여성 육사졸업생으로 미8군 작전처 작전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제인 맥도널드 대령이 주선했다. 육사측은 1월 맥도널드 대령을 육사로 초청해 여생도들과 간담회를 가진 바 있는 데 이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맥도널드 대령이 육사 여생도들을 미8군으로 초청한 것.

통역없이 영어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미 여군장교들은 남성문화가 지배하는 군대사회에서 여군으로서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해 낸 경험담들을 소개했다.

서스맨 중령은 “우리는 군대에서 ‘가장 전통적인 남성’의 일을 ‘가장 비전통적인 여성’이 해내고 있다”며 여군장교로서 자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권성이 생도는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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