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보복추방…"美 외교관4명 우선 골라"

  • 입력 2001년 3월 23일 18시 36분


러시아가 자국 외교관 50명을 추방키로 한 미국의 결정에 대한 보복으로 다수의 미 외교관을 곧 추방할 예정이어서 미―러의 외교관 추방전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23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미 외교관 4명을 곧 추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바노프 서기는 22일 폴란드 TV와의 회견에서 “러시아에서 활동중인 미 외교관 1000여명 가운데 우선 4명을 골랐다”며 “추방 대상에는 미 외교관 중 최고위급 인물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추방 대상에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에서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된 요원뿐만 아니라 국무부 소속의 순수 외교관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 NBC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비우호적 조치들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러시아도 미국처럼 50명의 외교관을 추방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미국이 전 연방수사국(FBI)요원 로버트 핸슨 사건에 연관된 러시아 외교관들을 대거 추방키로 한 것은 정당한 결정이라고 옹호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모든 사실을 보고 받고 결정을 내렸으며 그렇게 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 외교관 추방 문제에 관해 국가안보팀 안에서 약간의 이견이 있었으나 다른 모든 국내외 정책과 마찬가지로 부시 대통령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워싱턴·모스크바〓한기흥·김기현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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