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미외교관 50명 추방땐 업무마비"

  • 입력 2001년 3월 25일 18시 43분


“미국의 주장은 억지다.”

러시아는 자국 정보기관의 미국 내 활동에 대한 미 정부나 언론의 발표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돼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러시아가 이번 미국의 조치를 ‘스파이 색출’이 아니라 러시아를 힘으로 굴복시키기 위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공세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의 한 외교 관계자는 24일 “87명의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무역대표부 및 뉴욕에 있는 유엔 대표부, 샌프란시스코 등 총영사관의 직원을 모두 합해도 미국 내 러시아외교관은 19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외교관 신분의 러시아 첩보요원이 160여명이라는 미 언론 보도는 억지”라고 반박했다.

미국이 계획대로 러시아 외교관 50명을 추방하면 미국 주재 러시아 공관의 업무가 마비된다는 것.

구소련의 정보기관 국가보안위원회(KGB)는 현재 대외정보부(SVR)와 연방보안부(FSB), 감청과 도청을 맡는 연방정보통신부(FAPSI)로 쪼개졌다.

SVR요원들은 주로 외교관 신분으로 해외에 파견되며 군정보총국(GRU)도 무관부 등에 요원을 파견하고 있다.

소련 시절에는 KGB요원이 타스통신 등의 특파원으로 위장해 해외에 나가기도 했으나 소련 해체 후 기자 신분의 첩보원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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