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민주-공화 균형 얼마나 갈까

  • 입력 2001년 3월 26일 18시 44분


‘의석수 50 대 50이라는 민주 공화 양당의 팽팽한 균형은 과연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가.’

미국 의회 사상 최고령 상원의원인 98세의 스트롬 서몬드(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의 건강이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그의 의원직 유지 여부가 미 정가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석수 100석의 상원을 똑같이 반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양당 의원 가운데 한 명이라도 의석을 잃게 될 경우 상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힘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서몬드 의원이 건강악화로 투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으면 상원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딕 체니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원의 힘의 균형은 여전히 50 대 50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서몬드 의원이 의정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결국 의원직을 내놓게 되면 짐 호지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후임 의원을 지명하기 때문에 상황은 달라진다.

호지스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어서 민주당 인사를 지명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다면 힘의 균형은 민주당 쪽으로 기울게 된다.의장 대행직을 맡고 있는 서몬드 의원은 그동안 왕성한 의정활동으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2003년 1월까지의 임기를 반드시 채울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그러나 최근 들어 측근들이 미리 준비해 준 원고를 읽는 것 외에는 의회발언도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양쪽 팔을 부축해야 걸을 수 있으며 심지어 치매기마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미 언론은 그가 지난해 자신이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부인인 낸시 무어 서몬드 여사를 후임으로 지명해 줄 것을 호지스 주지사에게 요청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제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그동안 미 정가는 1954년 처음 상원의원에 당선돼 96년과 97년 각각 ‘최고령 상원의원’과 ‘최장기 상원 재직의원’ 기록을 세운 서몬드 의원의 의원직 상실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하는 인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서몬드 의원 외에 미 의회 내의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알려진 80세의 제시 헬름스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공화·노스캐롤라이나)도 건강이 안좋은 것으로 알려져 공화당의 걱정을 더해주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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