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로마 마라톤’ 여자 부문 42.195㎞ 풀코스에 도전한 미국의 페냐 크라운 할머니가 주인공. 기록은 7시간30분이었다.
취미로 등산을 하던 할머니가 마라톤 완주에 처음 도전한 것은 70세 때인 8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마라톤에 참가해 4시간47분의 기록으로 완주하는데 성공했다. 결혼 50주년, 금혼을 맞은 해인 86년에는 결혼의 추억이 서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했다.
할머니는 90년대 들어 유방암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했다. 3번이나 재발했지만 달리기에 대한 열정에 암도 굴복하고 말았다. 크라운 할머니는 유방암 완치 판정을 받은 다음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중국 상하이 등을 돌며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이날 레이스를 마친 후 은퇴 의사를 밝힌 크라운 할머니는 “마라톤은 부작용이 없는 마약같은 것”이라며 “늙었다고 생각 말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도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 대회 남녀 우승은 헨리 케로노(2시간11분33초·케냐)와 마리아 구이다(2시간30분41초·이탈리아)가 각각 차지했다.
<양종구기자·로마AP연합>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