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쿠웨이트 갈등해결 실패

  • 입력 2001년 3월 29일 01시 16분


1990년 이라크 바그다드 회의 이후 11년만에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랍정상회의는 이라크와 쿠웨이트간 갈등 해결을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28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15개국 정상을 비롯한 22개국 대표는 이스라엘과 유혈 충돌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또 리비아에 대해 92년 유엔이 내린 항공기 운항 금지와 무기 금수 등 제재 조치를 즉각 철회하도록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각국 정상들은 회의를 마치며 발표한 ‘암만선언’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제재 해제와 이라크 쿠웨이트간 포로와 실종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에스마트 압델 메귀드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정상회담 의장국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에게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관계 개선을 위한 추가 대화와 접촉을 위임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폐막회의는 이라크대표가 쿠웨이트와의 관계에 관한 결의안을 거부함에 따라 오후로 연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집트 알제리 예멘 등 7개국이 제안한 7개항으로 된 결의안은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상대방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이라크에 대한 항공 운항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쿠웨이트는 이를 수용했으나 이라크측은 거부했다. 주요국 정상은 이라크 대표로 참석한 이자트 이브라힘 이라크 혁명평의회 부의장을 설득했으나 결국 실패했다.아랍국가 정상들은 특히 메귀드 총장이 낭독한 공동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유혈 충돌을 막기 위한 국제감시단 파견을 내용으로 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AP통신은 “아랍 각국간의 해묵은 갈등이 서서히 풀려가고 있으며 이번 아랍 정상회담은 아랍권 전체의 결속을 다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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