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자 생활수준 30년전보다 떨어져

  • 입력 2001년 3월 29일 17시 24분


미국에 이민온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30년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에 있는 비영리단체인 이민연구센터(CIS)는 28일 미국 이민자들의 생활 실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30년전보다 이민 규모는 세배 이상 늘어났지만 생활 수준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밝혔다.

CIS의 조사에 따르면 최저소득수준을 뜻하는 빈곤선 이하에서 사는 미국 이민자는 2000년에 41.4%를 기록, 30년전인 1970년의 25.7%를 크게 웃돈 반면 같은 기간동안 본토박이 미국인들의 경우 이 비율이 35.1%에서 28.8%로 낮아졌다.

CIS의 조사는 미국에서 10∼20년 거주한 장기 이민자를 대상으로 빈곤율, 주택소유, 시민권 취득 등 3개 분야에서 이뤄졌다. 2000년 현재 미국 이민자는 3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이민자의 주택소유율은 1970년 57%에서 2000년 45.5%로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동안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자도 64%에서 38.9%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2000년 현재 고등학교를 마친 미국 이민자는 67%로 30년전의 50%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그렇지만 지난해 미국 이민자의 고등학교 졸업율은 본토박이 미국인들의 91%에는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CIS의 스티븐 캐머로타 국장은 "지난 30년동안 미국 경제상황이 좋아지면서 이민자들이 급속히 늘고있지만 이들의 생활은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다"면서 "비기술직 이민자의 비중을 낮추고 이민자에 대한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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