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속 '한국 열풍' 거세다…'국민성 배우기'로 확산

  • 입력 2001년 4월 4일 19시 00분


"한국 문화가 너무 좋아요."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가요와 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열풍이 뜨겁게 번지고 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호(9일자)에서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일본 속의 한국'이란 제목으로 2명의 일본기자가 쓴 커버스토리를 통해 일본의 기성세대가 과거 식민지였던 한국을 열등국가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젊은이들은 한국 문화에 심취해 있다 면서 미국과 유럽 문화를 추종했던 일본의 젊은이들이 이제 훨씬 가까운 곳에서 동경 대상을 찾아냈다 고 말했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는 HOT 엄정화 등 한국 인기 가수들의 음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쉬리 JSA 공동경비구역 등 한국의 영화들도 연일 매진 사태를 빚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최근 1∼2년 사이 일본에서는 한국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20여개 이상 생겨났으며 이들 웹사이트에는 한국의 대중문화 뿐만 아니라 일본 교과서 왜곡, 한국 위안부 문제 등 양국간의 껄끄러운 역사에 대한 소개도 포함돼 있다.

이같은 한국 열풍은 일본 경제가 10년 이상의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반면 한국은 구조조정을 비교적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 때문이란 것.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는 한국 동경 증상(Korea Envy Syndorme) 이란 신조어가 생겨났으며 일본이라는 타이타닉호가 한국이라는 소형 배 앞에서 침몰하고 있다 는 자기 반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이 주간지는 소개했다.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일본 젊은이들이 크게 늘면서 올해 한국을 찾을 일본 관광객수는 96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2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한국 열풍이 단지 한국의 문화상품 구매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국민성을 본받자는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게 이 주간지의 분석. 술취한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한국인 이수현씨의 죽음은 자기중심적인 일본 젊은이들로 하여금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