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토라 고분 학술 조사단’은 디지털 고감도 카메라를 고분 석실 안에 집어넣어 주작의 촬영에 성공했다. 조사단이 3일 공개한 벽화 사진은 머리를 서쪽으로 향한 채 하늘로 비상하는 순간의 불사조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주작 벽화는 세로 20㎝, 가로 60㎝의 크기로 높이 120㎝, 너비 103㎝로 추정되는 석실의 남쪽 벽면에 위치해 있다. 이번 발견으로 기토라 고분에 사신도가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7세기 말∼8세기 초로 추정되는 기토라 고분(직경 약 14m)에서는 1998년 천체 운행선이 그려진 정교한 성수도(星宿圖·천문도)와 수호신인 청룡(靑龍), 백호(白虎)의 벽화가 각각 발견됐다.
기토라 고분의 주작 벽화에 대해서는 북한 남포시에 있는 강서중묘(江西中墓·6세기 말∼7세기 추정)의 주작 벽화와 구도, 색채, 묘구조에서 많이 닮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 고고학계는 기토라 고분의 성수도와 사신도가 중국, 한반도 등과의 교류를 확인시켜주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자들은 특히 성수도가 당시 일본이 중국 또는 한반도로부터 천문학 등을 받아들였음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며 고분의 주인도 외국에서 건너온 왕족급 인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선 석실 벽면의 채색화로 미루어 기토라 고분의 주인이 백제왕 선광(善光)과 그 아들 창성(昌成) 부자 묘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