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10일 최상룡(崔相龍)주일대사의 사실상 소환 조치와 관련해 “최대사가 ‘일본통’이어서 오히려 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의 말속에는 ‘최대사가 국내의 심각한 분위기를 제대로 몰라 적극적인 대일 항의 외교를 펴지 않은 것 같다’는 힐난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최대사는 그동안 “본국 정부의 대책회의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해 왔다. 본부의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독자 행동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최대사가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 지 엿새나 지난 9일에야 일본 외무성을 항의 방문한 것도 이에 따른 것. 그렇다면 본부가 최대사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
다자외교를 담당하는 외교부 외교정책실은 9일 오후까지만 해도 “한일간의 ‘쇼크요법’은 부작용도 많기 때문에 당분간 국제무대에서 교과서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큰소리쳤으나 예상치 못했던 주일대사 일시귀국 조치에 표정들이 머쓱해졌다. 11일 출범할 예정이던 정부 차원의 ‘일본 교과서왜곡 문제 대책반’도 본부를 교육인적자원부에 두느냐, 외교부에 두느냐를 놓고 부처간 떠넘기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