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세계개발금융’ 보고서에서 “지난해 4% 수준이었던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2.2%로 떨어진 후 2002년 3.3%, 2003년 3.4%까지 회복될 것”이라며 “장기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작년에 5% 성장했던 미국 경제가 올해 1.2%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재고가 크게 줄고 소비지출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면서 내년 성장률은 3.3%로 껑충 뛸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역내총생산은 올해 2.5%, 내년에는 3.1% 증가해 전체적으로 가장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거액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금융기관의 취약성 때문에 올해 성장률이 0.6%에 불과하고 내년에도 1.2%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말 큰 폭으로 뛰어오른 국제유가는 올해 배럴당 25달러까지 떨어진 후 2003년에는 배럴당 20달러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선진국들은 올해 1.7% 성장에 머무는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4.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13.0% 증가했던 세계교역량이 올해 선진국 경기침체에 따라 5.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02년, 2003년엔 각각 7.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미경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mickey@donga.com
▼한국경제 비관론 여전…삼성-LG등 국내외기관 성장률낮춰▼
삼성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경제불안의 불씨를 서둘러 끄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총체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강한 톤으로 경고했다.
LG경제연구원도 이날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대외여건이 나빠진 점을 들어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종전 5.8%에서 4.8%로 낮추는 비관적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1·4분기 가계생활지수는 66.8로 전분기(57.5)보다 소폭 상승했으며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다르게 분석했다. 연구기관마다 예측이 제각각이지만 무게중심은 비관론 쪽에 실리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특히 현재의 경기침체가 97년말과 같은 심각한 위기상황은 아니지만 나쁜 국면으로 치달을 여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지표로는 실물경기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것.
김정호 수석연구원은 그 이유로 △1·4분기 기업들의 순이익이 작년보다 40% 이상 줄었고 △부실기업의 처리지연으로 금융기관 손실이 불어나고 있으며 △국내 경제시스템이 불안한 상태에서 미국경제 둔화 등 외부충격까지 가세한 점 등을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위기 재발을 막으려면 ‘경기침체 우려→투자축소→내수위축’과 ‘해외경제 불안→정책 실기→경제주체간의 불신→무기력감’ 등 두 갈래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도 대외여건의 악화로 올해 한국 경제가 ‘성장률은 떨어지고 실업률과 물가는 치솟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업률은 상반기에 4.7%까지 오른 뒤 연간으로는 4.5%선을 유지하고 소비자물가도 환율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으로 3.9%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 ||
- | 작년말 | 현재 |
한국개발연구원(KDI) | 5.1% | 4%대 |
국제통화기금(IMF) | 5.75% | 4.5% |
아시아개발은행(ADB) | 6.0% | 3.9% |
삼성경제연구소 | 5.7% | 4%대 |
LG경제연구원 | 5.8% | 4.8% |
골드만삭스 | 6.5% | 3.5% |
메릴린치 | 5.7% | 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