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타임스지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첨단 무기 판매 여부가 미중간의 향후 관계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이 이지스급 구축함 등 첨단 무기를 대만에 판매할 경우 미중 관계가 더욱 큰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중국 내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것.
미국과 대만은 이달 하순 연례 군수회의를 열 계획으로 있으며 이 회의에서 미국은 천수이볜(陳水扁)대만 총통이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 요구한 30여개 무기에 대한 판매 여부를 결정해 통보할 예정으로 있다.
중국은 이 중에서 특히 △4척의 이지스함 △4척의 키드급 구축함 △대잠 P3 초계기 등 첨단 무기의 판매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지스함은 레이더 추적범위와 미사일 사거리가 수백㎞에 이르며 인공위성과 연결된 레이더를 통해 적 항공기나 미사일 등 1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이런 강력한 위력을 갖춘 이지스함이 폭 160㎞에 불과한 대만 해협에 배치되면 중국이 해안지역에 배치한 300여기의 미사일과 전투기, 잠수함의 위력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중국이 한사코 이지스 구축함 등의 대만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중국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의 연장 △중국의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 등 올해 다뤄야 할 현안이 산적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무기판매 문제로 미중간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나머지 현안들의 원만한 처리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고 그럴 경우 양국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형국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만약 1982년에 맺은 미중 협정에 따라 전년도 수준으로만 대만에 무기를 팔겠다고 하면 양국은 극적인 화해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타임스는 전망했다.
그러나 정찰기사건 이후 부시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미 의회 안에서도 이러한 강경책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어 부시 대통령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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