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북한:포용인가 대치인가’라는 주제로 18일 프레지덴셜 회의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그레그 전 대사는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라는 환자를 각각 진단한 후 서로 결과를 교환하지 않는 두 의사나 다름없다”는 비유로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 조율 부재를 비판했다.
그는 “한국이 추진한 이산가족 상봉이 미국의 평가를 전혀 받지 못하는 반면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 위협 제기를 도외시하는 등 서로 엇갈린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러한 틈새를 이용하고 있으므로 두 잣대를 하나로 통일하는 조율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경제분야에서 남북한간 화해가 시작됐으나 군사적 긴장 완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갈수록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남한은 경제만으로도 평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에 근거한 햇볕 정책에 희망을 걸고 있으나 방심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조엘 위트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연구원은 “미국의 동북아 외교 정책 기조 재정립에 장애물이 있으나 어떻게 보면 새로운 틀을 짤 전례 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전임 행정부와 다른 쪽을 지향한다면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화해의 진전 속도를 더디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릴리 전 대사는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반도를 자신의 세력권으로 보는 만큼 북한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중국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지역안보 위협으로 보는 등 미국과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칼리지스테이션(텍사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