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신후식 수석연구위원은 “기습적인 금리인하로 미국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그에 따라 안전한 통화 및 자산에 대한 집착이 줄어들면 국제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화 유로화 등 달러화 이외의 통화의 가치가 강해지면서 달러대비 환율이 안정을 찾게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진행 중인 엔―달러환율 하락세가 가속을 받아 120엔대 초반에서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더불어 원―달러환율도 고공비행을 마치고 실물경기 바닥 탈출이 기대되는 3·4분기에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맥락에서 금리인하에 따른 미국 자금시장의 안정은 개발도상국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해외차입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금리의 연쇄적인 인하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는 19일 “미국의 금리인하로 환율이 안정될 경우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긴축완화로 정책방향을 틀 것이며 이로 인한 유동성 확대에 따라 한국과 대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투신운용 정용택 선임은 “물가 부담 때문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한국은행으로서는 운신이 편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국내 실물부문의 바닥 탈출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줄 것으로 분석된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주가부양을 통해 소비 및 투자지출을 북돋우려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도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미국 기업들의 재고조정을 가속시키는 효과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80년대 중반 이후 ‘1 대 1 대 1의 법칙’이 통하고 있다고 한다. FRB가 금리를 1%포인트 내리면 1년 뒤에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오른다는 뜻. 미국 소비자들이 이런 기대를 갖게 된다면 지금 당장 수입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3%포인트 성장하면 한국의 대미수출 물량은 4% 가량 늘어난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경제의 추락을 기가 막히게 맞힌 모건스탠리딘위터의 스테판 로치는 여전히 “몇 번의 금리인하로 미국 경제가 바닥을 지났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거짓 새벽론’을 펴고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미국 경기회복 패턴에 따른 국내경제 전망 | |||||
구 분 | V자형 경기회복 | U자형 경기회복 | |||
2001년 | 2002년 | 2001년 | 2002년 | ||
해외여건 | 미국경제성장(%) | 1.9(0.8/3.3) | 3.7 | 1.4(0.8/2.0) | 2.7 |
유가(WTI) | 26.0 | 22.0 | 24.8 | 19 | |
엔-달러 환율 | 118 | 115 | 124 | 120 | |
국내경제 | 국내경제성장(%) | 3.9(2.8/5.0) | 5.7 | 2.7(2.8/2.5) | 4.1 |
상품수지(억달러) | 133 | 83 | 19 | -10 | |
원-달러 환율 | 1,255 | 1,200 | 1,304 | 1,250 | |
소비자물가(%) | 3.3 | 3.5 | 4.1 | 3.9 |
* 주:경제성장 괄호 안은 상반기/하반기 성장률을 의미.(자료:대우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