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리덩후이에 비자 발급…"민간인차원 허용"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48분


리덩후이(李登輝)전 대만총통이 신병치료차 일본방문을 시작한 데 이어 미국도 그에게 관광비자를 발급, 중국과 미국 일본의 관계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 전총통은 22일 신병치료차 부인 경호원 등 10여명의 일행과 함께 간사이(關西)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그는 24일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로 이동해 검진을 받고 이상이 없을 경우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리 전 총통이 일체의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으나 병문안을 이유로 일본내의 지인들을 만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중국은 리 전총통의 입국을 허용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일본에 대해 자국대사를 소환하는 등의 제재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미국은 20일 리 전총통에게 관광비자를 발급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의 필립 리커 대변인은 “대만의 미국연구소(AIT)가 리 전총통의 비자발급신청서를 검토한 뒤 통상적인 가이드 라인에 따라 비자를 발급했다”며 “우리는 리 전총통을 민간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방짜오(朱邦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미국이 대만문제 처리에 다시 큰 과오를 범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한다”고 강조했다.

리 전총통은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로스앤젤레스를 경유, 뉴욕주의 코넬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다음달 중남미를 순방하는 천수이볜(陳水扁)대만총통이 미국을 경유하기 위해 비자를 신청할 경우 비자발급 기준에 따라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8월에도 천 총통이 미국을 경유, 중남미를 순방할 수 있도록 비자를 발급했다.

<도쿄·베이징·워싱턴〓심규선·이종환·한기흥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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