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하던 노인-아내-딸 日헌병대 차례로 살해"

  • 입력 2001년 4월 27일 23시 42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국제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1919년 3·1운동 당시 일제의 탄압상을 보여주는 미국 의회 기록이 26일 공개됐다. 주미 한국대사관 외교사료실 고문인 양기백(梁基伯·82) 박사는 1878∼1949년 미국 의회 의사록(Congressional Record)을 2년 동안 추적해 한국 관계 기록 요약집을 펴냈다.

이 가운데 34개의 보고서에는 일제의 조선 탄압에 대한 미국 선교사들의 목격담이 담겨 있다.

당시 선교사들은 “군중이 독립을 요구하자 헌병들이 기관총으로 다섯 사람을 죽였다”고 보고했다. 이어 “어떤 노인이 헌병대를 찾아가 항의하자 총으로 쏴 죽였고 부인이 달려와 울자 또 사살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딸이 가서 항의하자 이 딸도 칼로 찔러 죽였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자료집을 편찬한 양 박사는 49년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주 매머스대를 졸업한 뒤 의회도서관에서 근무했으며 95년 6월 동양관장을 끝으로 은퇴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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