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휴전합의 이후]중동 "불안한 화해"

  • 입력 2001년 4월 30일 00시 53분


‘7개월간 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폭력사태가 마침내 종식될 것인가.’

29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전쟁 수준으로 증폭된 폭력사태를 끝내고 평화 정착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자 세계의 관심이 또다시 중동으로 집중되고 있다.

양측은 폭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휴전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은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 이후 7년간 실제로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지난해 10월 무력투쟁 전략으로 바꿨지만 역시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 이스라엘로서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국제적 비난과 함께 가중되고 있는 국민의 불안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의 협상이 결실을 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4주 동안 어떤 폭력사태도 발생해서는 안된다.

특히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과격파의 무력사용을 자제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투쟁을 주도해온 파타운동은 29일 양측의 휴전합의와 아라파트 수반의 명령과 상관없이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이날도 가자지구의 크파르다롬, 네베데카림 등 두 유대인 정착촌에 박격포를 쏘는 등 폭력사태가 계속됐다.

평화협상이 재개돼도 팔레스타인 난민(370만명) 귀환, 동예루살렘 관리 문제 등 양측의 이견을 해소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팔레스타인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에후드 바라크 전총리의 양보 조치들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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