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개정문제는 일본 정부의 ‘성역’이나 마찬가지로 역대 총리는 이에 관해 언급을 피해왔다. 그러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신임총리는 최근 이를 본격적으로 거론해 일본은 물론 주변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민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새 시대에 걸맞은 헌법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 등에서 광범위하고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헌법개정에 의욕을 보였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헌법논의를 공개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보수당도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헌법에 대한 의견표명 자체가 냉전시기의 이념대립으로 취급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히면서도 무력포기 조항 등을 규정한 개헌에는 반대했다. 사민당은 “고이즈미 내각은 군사 우선의 ‘경경화 대합창 내각’이라고 부를 만하다”고 비난했으며 공산당도 ‘헌법개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기존 헌법은 미국이 강요한 것이라며 개헌을 주장해온 단체인 ‘자주헌법제정 국민회의’ ‘일본회의’ 등은 도쿄에서 각각 집회를 갖고 개헌을 주장했다. 기독교 단체 등 6개 시민단체는 합동집회를 통해 현 내각 출범 이후의 헌법개정 논의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사설에서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개헌에 대한 신중론을,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적극적인 개헌론을 주장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