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이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500여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고 7일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경제재건을 위해 원유수출을 전면중지하자는 30대 노점상, 언론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기자들에게 승용차 구입비를 지급하겠다는 실직 공무원, 최신 앨범 시판을 정부가 허용하면 당선은 틀림없다고 자신하는 대중 팝가수, 현역 사병도 후보등록을 했다. 여성 16명도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79년 대학생들이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미국인 52명을 인질로 444일간 대치했던 사건의 주모자 가운데 한 사람인 테헤란 시의원 이브라힘 아스가르자데흐도 등록했다. 이들 후보 이름을 한 장의 투표지에는 도저히 인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상원과 중앙선관위 기능을 겸하는 헌법수호위원회가 ‘1차 서류 전형’을 한다. 자격은 이란 출생자로 독실한 이슬람신자여야 하며 정당 또는 종교 활동 경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슬람 공화국’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가 하는 신앙심의 깊이다. 1997년 대선 때는 이 같은 서류 심사에 따라 238명의 등록후보 중 4명이 최종후보로 뽑혔다. 헌법수호위는 이슬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62)가 임명한 6인과 국회가 선출한 6인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어 보수세력이 우세하다. 이란의 약 7000만명 인구 중 16세 이상 유권자는 4200만명. 1997년 선거 때 70%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58)의 재선이 유력시된다. 그에 맞설 보수진영 후보로는 알리 샴하니 국방장관(46·해군 소장)이 꼽히고 있다. 하메네이의 측근인 그는 이라크와 전쟁 때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이었으며 해군사령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