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과 중앙선관위 기능을 겸하는 헌법수호위원회는 ‘1차 서류 전형’을 통해 17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1997년 대선 때는 238명의 등록 후보 중 4명이 최종 후보로 뽑혔다.
1997년 대선 때 70%의 지지로 당선된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58)의 재선이 유력시된다. 그에 맞설 보수 진영 후보로는 알리 샴하니 국방장관(46·해군 소장)이 꼽히고 있다. 이슬람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62)의 측근인 그는 이라크와 전쟁 때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이었으며 해군사령관을 지냈다. 이란의 약 7000만명 인구 중 16세 이상 유권자는 4200만명.
이번 후보등록자 가운데에는 경제 재건을 위해 원유 수출을 전면 중지하자는 30대 노점상, 언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기자들에게 승용차 구입비를 지급하겠다는 실직 공무원, 최신 앨범 시판을 정부가 허용하면 당선은 틀림없다고 자신하는 대중 팝가수, 현역 사병도 후보 등록을 했다. 여성 16명도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79년 대학생들이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미국인 52명을 인질로 444일간 대치했던 사건의 주모자 가운데 한 사람인 테헤란 시의원 이브라힘 아스가르자데흐도 등록했다.
대선 후보 서류 심사를 하는 헌법수호위는 하메네이가 임명한 6인과 국회가 선출한 6인 등 12명으로 구성돼 있어 보수 세력이 우세하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