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3일 자국 출신의 허버트 오쿤 국제 마약통제위원회(INCB) 부위원장(70)의 3기 연임을 위해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쳐 왔으나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비밀투표에서 탈락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각국 대표 13명으로 구성된 INCB는 ‘마약 오용 및 불법거래에 관한 유엔협약’의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유엔 산하기구로 미국은 그동안 이 기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에 앞서 미국은 같은 날 ECOSOC에서 똑같은 비밀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유엔 인권위원회이사국 선출 투표에서도 탈락했다.
미국 관리들은 미국이 계속 유엔 산하 기구의 의석을 상실하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여기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INCB 의석 상실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미국은 국제 마약 조직과의 전쟁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 일각에서는 미국의 유엔 인권위원회 의석 상실을 계기로 체납하고 있는 유엔 분담금 5억8200만달러의 납부를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