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데카'는 인도네시아어로 '독립'을 뜻하는 것으로 이 영화는 2차 대전후 인도네시아에 잔류했던 일본군 2000여명이 네덜란드의 지배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현지 독립군을 배후 지원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는 네덜란드를 잔혹한 압제자로 묘사한 반면, 일본군은 인도네시아 동료를 위해 목숨까지 희생하는 고귀한 군인으로 그리고 있다. 심지어 일본군 1명이 폭탄을 껴안고 네덜란드 탱크를 덮치는 장면도 나온다.
그러나 주일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샤흐리 사키딘 참사관은 "우리는 결코 일본을 식민지배의 구원자로 여기지 않는다"며 영화를 비난했다.
소에마디 브로토딘닌그라트 주일 인도네시아 대사도 3월 이 영화 시사회에서 한 인도네시아 여인이 무릎을 꿇은 뒤 일본군 군화에 입을 맞추는 장면에 크게 화를 냈다는 것. 인도네시아측의 항의로 개봉된 영화에는 이 여인이 일본군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만 나왔다.
그러나 영화 감독인 후지 유키오는 "전쟁을 미화할 의사는 전혀 없으며 영화 내용은 실제상황을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화제작진의 역사인식은 왜곡 역사교과서로 물의를 빚고 있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측과 똑같다. 모임측은 "신청본에서 2000명의 일본병이 의용병으로서 (독립전쟁에) 참가해 함께 싸웠으며, 4년후인 1949년 인도네시아는 350년에 걸친 네덜란드 지배로부터 독립을 이뤘다"고 기술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