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모스크바 호텔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가혹한 공산통치는 종식시켰지만 언론자유 등 러시아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 단체는 1975년 미국과 구 소련 등 35개국이 인권과 자유에 대한 기본 원칙을 천명한 '헬싱키 선언'을 계기로 탄생했다. 다음해 구 소련의 인사들은 당국에 헬싱키 선언 준수를 요구하기 위해 모스크바 헬싱키 그룹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소련 당국의 탄압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관계자들이 투옥되거나 해외망명의 길을 떠났다. 헬싱키 그룹도 82년 강제 해산됐으나 89년 페레스트로이카(개혁)의 물결과 함께 부활했다.
이 단체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소련의 최후'를 앞당겼고 지금도 인권백서 발간 등의 활동으로 러시아의 인권운동을 이끌고 있다.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이 단체 결성을 주도했다가 옥고를 치른 뒤 이스라엘로 망명해 정치인이 된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 부총리는 "정치범으로 쫓겨나다시피 떠났던 조국을 다시 찾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