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세습상원의원제 완전폐지

  • 입력 2001년 5월 16일 19시 35분


영국에서 귀족의 후손 한 명에게 자동적으로 대물림되는 세습직 상원의원이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또 상원의원 중 일부는 여왕의 임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선출에 의해 채워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현재 남아 있는 92명의 세습직 상원의원을 모두 없애고 대신 100명 정도를 국민 선출에 의해 뽑을 방안을 마련했다고 15일 전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의 제이 상원 원내총무는 “노동당이 다음달 7일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발표될 여왕의 입법안에 이같은 개혁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선출직 상원의원의 경우 임기가 종신이 아닌 15년으로 제한되지만 다른 상원의원과 달리 봉급을 지급받게 된다. 또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 등의 작위를 받으면 자동으로 상원의원이 되는 제도가 사라지고 이같은 귀족 작위는 단순한 명예직으로 강등된다.

개혁안에는 또한 일부 상원의원을 ‘상원의원 임명 위원회’가 임명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영국의 상원의원은 세습직 92명과 종신직 576명(성공회 대주교 및 주교 26명 포함)으로 구성돼 있으며 종신직은 여왕에 의해 임명되고 있다. 영국은 1999년 세습직 상원의원직을 폐지하는 정치개혁법을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당시 759명의 세습직 상원의원 중 투표에 의해 잔류가 결정된 92명을 제외한 667명이 물러났다.이번 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일부는 귀족이 아닌 평민이라도 상원의원으로 선출될 수 있고 또 일부는 여왕이 아닌 위원회에 의해 임명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불려 오던 ‘귀족원’이란 별칭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레어 총리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보수당이 수적으로 우위를 차지해 입법안 처리에 걸림돌이 돼 온 상원의 개혁을 천명해 왔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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