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국방전략' 政-軍 갈등

  • 입력 2001년 5월 18일 18시 27분


미국의 21세기 국방전략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재검토작업이 완료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비롯한 고위 안보관리들이 17일 새 전략의 실현여부를 결정할 의회를 상대로 대대적인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럼스펠드 장관을 비롯해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등 고위 안보관계자들은 이날 상·하원의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을 만나 ‘안보전략 재검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안보전략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태평양사령부 등 군부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새 전략이 의회를 통과하기까지는 커다란 진통이 예상된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럼스펠드 장관의 측근 자문관인 앤드루 마셜이 주도한 새 전략의 골자는 중국의 미사일 및 기타 첨단무기 개발로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지금까지 유럽에 두었던 역점을 이 지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보고서는 “미국은 미사일방어(MD)체제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중국의 공격권에 들어오는 아시아 주둔 미군기지를 대폭 줄이는 대신 스텔스 폭격기, 무인항공기, 잠수함 등 공군과 해군의 장거리무기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태평양 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데니스 블레어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지난주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미군의 전략 변경을 지지하지만 현 시점에서 중국은 아시아주둔 미군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못한다”면서 새 전략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시아 주둔 미군관계자들은 보고서가 미군기지의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기지의 중요성이 감소할 경우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미군 주둔에 필요한 정치적 지지를 끌어내기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이 지역 동맹국들과의 합동군사훈련을 통한 결속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25일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해군사관학교에서 새 전략구상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 행정부관리들이 상·하원 국방 외교 정책 세출 등 관련 상임위원회의 중진의원들을 상대로 전략 설명에 나선 것은 공식발표를 앞둔 사전 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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