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팔 사원-민가 무차별 공격…유혈사태 갈수록 악화

  • 입력 2001년 5월 21일 18시 49분


'난민촌에 로켓포 퍼붓다니…'
'난민촌에 로켓포 퍼붓다니…'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유혈 충돌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미국 미첼위원회 는 중재를 위한 보고서를 발표했으나 격앙된 양측 분위기를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21일 팔레스타인의 박격포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카라라의 이슬람 사원과 민가에 탱크 포격을 가했다. 앞서 이날 새벽에도 유혈충돌 8개월만에 처음으로 가자지구의 민가와 산업시설 등에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날 공격으로 한 금속공장이 완전 파괴됐고 화강암 세면대 및 부엌용구 생산공장, 자동차 부품 생산공장이 파손됐다. 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경호부대인 포스17이 사용중인 건물도 일부 파손됐으며 10여채의 민가와 서점 한 곳도 파손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는 "우리는 이스라엘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을 되찾기 위해 무장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그러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20일 안보 관련 각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최대 위기에 처해 있으며 우리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1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동사태가 돌이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재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미첼위원회'로 알려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국제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에 대해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책임의 일단이 이스라엘의 정착촌 강행에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측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미국의 주도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유혈사태를 끝내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양측에 냉각기간을 가질 것도 제안했다.

위원회는 최초의 유혈충돌 원인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9월 아리엘 샤론 총리가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한 것이 8개월간 계속돼 온 유혈충돌의 원인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부분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측은 샤론 총리의 사원 방문이 분쟁을 촉발했다고 주장해 왔다. 위원회는 그러나 샤론 총리의 사원 방문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의 방문은 사태를 악화시킬 소지가 많은 상황에서 신중하지 못한 것이었다는 결론이다.

<백경학기자·외신종합연합>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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