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회담 합의…'반세기 분쟁' 해결조짐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23분


인도와 파키스탄이 반세기간 분쟁을 벌여온 카슈미르 지역에 ‘평화의 비둘기’가 날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23일 파키스탄에 평화회담을 제의하고 파키스탄의 실권자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장군에게 공식 방문을 전격 제의했다. 파키스탄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인도의 자스완트 싱 국방장관은 이날 “파키스탄에 우호와 화해, 협력, 평화의 손길을 다시 제의한다”고 밝히면서 “무샤라프장군에 대한 초청장은 곧 파키스탄 정부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이남 울 하크 외무장관은 즉각 “무샤라프 장군은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인도와 회담할 용의가 있다”며 “인도 정부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긍정적으로 답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1947년이래 두 차례 정규전을 포함, 양국간에 숱한 전투가 벌어진 카슈미르 지역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슈미르를 둘러싼 양국의 분쟁은 종교와 민족, 영국 중국 등 강대국의 이해관계 등이 얽혀 매우 복잡하다.

카슈미르 분쟁은 1947년 영국이 인도에서 철수한 이후 이 지역 통치계급인 소수 힌두교도(22%)가 대다수 이슬람교도 주민(78%)을 무시하고 인도 편입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1980년대 이후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파키스탄 지원을 받는 이슬람 반군이 분리운동을 일으키면서 인도군과 유혈충돌이 계속돼 왔다. 1989년 이후 인도군에 피살된 카슈미르인은 7만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99년2월 양국간 직행 버스 노선이 만들어지며 한때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나 다시 카슈미르에서 대규모 충돌이 발생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인도군이 이슬람 반군에 휴전을 선언하고 파키스탄도 카슈미르 접경지대에서 병력을 철수하면서 다시 평화 무드가 조성됐다.

양국이 카슈미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피차 경제사정이 넉넉하지 않는 여건에서 군사비 지출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인도군은 25%에 해당하는 30만 병력을 이 지역에 배치해 놓고 있다. 파키스탄은 예산의 40%인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국방비로 쓰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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