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65년 국무부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이래 일본과장을 비롯, 동아태담당 차관보에 이르기까지 국무부에서 아시아문제를 전담해 오다시피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동아 태담당 부차관보를 지내다 96년 필리핀 대사로 발령받아 4년 근무한 후 지난해 8월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로 복귀했다.
허바드 대사지명자는 94년 말 북한에 불시착한 미군 헬기 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송환 협상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에 앞서 사전 준비차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한과의 협상에도 많은 경험이 있다.
94년 북한과의 제네바 협상 때는 로버트 갈루치 핵대사 밑에서 실무교섭 책임을 맡아 북-미 기본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그는 같은 해 3월에는 한국의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 한때 한미관계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허바드 지명자는 3월 말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한미일 3자 서울 협의회에 동아태담당 차관보 직무대행의 직책으로 미국측을 대표해 참석한 바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3일 “부시 행정부가 유럽이나 일본 등의 대사로는 정치적 임명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인사들을 보내지만 주한미대사는 남북한의 중요성을 고려, 한반도 정세에 밝은 직업외교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국무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허바드 차관보를 주한대사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