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링고씨는 이날 미국 뉴욕의 힐튼호텔에서 문선명 목사 주재로 열린 60쌍 합동결혼식에 참석해 침구사 마리아 성씨(43)와 결혼했다. 통일교 측은 일주일 전 문목사가 두 사람을 혼인 상대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28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성직자의 계율을 어긴 밀링고씨는 더 이상 가톨릭 교회와 관계없다”고 발표했다.
교황청이 인정하지 않는 주술과 신앙치료 행위를 해온 밀링고씨는 1983 잠비아의 수도인 루사카의 대주교직을 교황청의 압력으로 그만두었다. 이후 로마 교황청에서 행정직을 맡다 지난해 은퇴했다. 가톨릭 교계에서는 은퇴한 다음에도 대주교 호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결혼식을 마친 밀링고씨는 성명서를 통해 “혼인이야말로 신의 본성을 온전히 드러내는 일”이라면서 “성직자의 독신은 부자연스러운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결혼이 로마 가톨릭과 결별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부인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