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인니 政情]무장병력 국회배치 긴장고조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58분


'와히드가 왜 물러나'
'와히드가 왜 물러나'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이 준비상사태를 선포한 28일 와히드 대통령의 고향 등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대규모 지지 시위가 일어났으며 체포 대상 야권 인사의 이름이 거명되는 등 폭풍 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돌았다.

준비상사태가 선포된 직후 해병대와 육군 전략사령부 소속 무장병력이 대통령궁과 국회 의사당 주변에 긴급 배치됐다.

집권 국민각성당(PKB)의 고위 당직자는 준비상사태가 선포된 뒤 “그동안 헌법 파괴를 시도한 정치인들이 사법처리될 것”이라며 민주투쟁당(PDIP) 고위 당직자와 국민협의회(MPR) 의장 겸 국민수권당(PAN) 총재 아미엔 라이스를 최우선 처벌 대상으로 지목했다.

또 와히드 대통령은 이날 “정적들이 언론을 악용해 진실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아 내 명예가 훼손됐으며 내가 탄핵될 경우 국론이 분열될 것이라는 경고가 철저히 무시됐다”고 비난해 앞으로 언론 검열이 이뤄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자신이 이끄는 민주투쟁당(PDIP) 당직자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회의 후 민주투쟁당 소속 사밤 시라잇 의원은 “준비상사태 선포에도 불구하고 30일 예정대로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국회 총회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검찰은 와히드 대통령의 금융스캔들에 대한 수사결과 무혐의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탄핵을 추진해온 야권은 정국의 향배에 주목하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이날 와히드 대통령의 고향인 동(東) 자바의 시도아르조와 파수루안 등 2개 지역에서는 수천명의 지지자가 도로를 점거, 타이어에 불을 지르며 시위를 벌었다. 이들은 가두행진을 벌이며 30일로 예정된 국회총회의 중단을 촉구했다.

일부 청년들은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이 이끄는 민주투쟁당과 골카르당, 국민수권당 등의 지구당 건물에 불을 질렀다.

또 와히드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제2의 이슬람단체인 무하마디야 소속의 학교를 공격하는 등 무정부 상태의 폭력사태가 일어났다.

또 와히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최대의 이슬람단체 나들라툴 울라마(NU) 회원 수천명은 이날 수도 자카르타로 향하는 상경 투쟁에 돌입했다.

<권기태기자·자카르타외신종합연합>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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