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엘프스캔들' 주역 뒤마前외무 실형

  • 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36분


지난 2년 동안 프랑스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프랑스 국영 엘프 아키텐사의 뇌물수수 사건이 지난달 30일 파리법원의 판결로 일단락됐다. 파리법원은 사건 관련자 7명에게 징역 6개월에서 4년까지의 형을 선고했다.

스캔들의 중심 인물인 롤랑 뒤마 전 프랑스 외무장관(78)은 사회재산 남용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만프랑(약 1억7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의 애인으로 엘프 아키텐사의 로비스트였던 크리스틴 드비에종쿠르에게는 징역 18개월에 집행유예 18개월, 추징금 150만프랑이 선고됐다.

또 로익 르 플로슈프렝장 전 엘프 사장(57)은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200만프랑, 4년간 종적을 감췄다 필리핀에서 체포돼 이송된 알프레드 시르방 전 엘프 부사장(74)은 징역 4년과 추징금 200만프랑을 각각 선고받았다.

엘프 스캔들은 드비에종쿠르가 자서전 ‘공화국의 창녀’에서 1991년 프랑스 방위산업체 톰슨-CSF(현 탈레스)가 제작한 프리깃함 6척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로비를 했다고 폭로함으로써 알려졌다.

내용은 당시 뒤마 외무장관을 설득하는 대가로 자신이 엘프로부터 6400만프랑(약 109억원)의 사례금을 받았으며 사례금의 일부를 뒤마에게 건네줬다는 것.

뒤마 전 장관은 처음엔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대만에 군함 판매를 반대했다가 나중에 이를 번복해 판매가 성사됐다.

레지스탕스 출신으로 유럽 담당 장관을 한 차례, 외무장관을 두 차례 역임하고 헌법위원회 위원장까지 지내는 등 이른바 프랑스식 출세의 전형을 달려왔던 뒤마 전 장관은 사랑과 돈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생을 마감하는 시점에 불명예를 안게 됐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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