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의 중심 인물인 롤랑 뒤마 전 프랑스 외무장관(78)은 사회재산 남용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만프랑(약 1억7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의 애인으로 엘프 아키텐사의 로비스트였던 크리스틴 드비에종쿠르에게는 징역 18개월에 집행유예 18개월, 추징금 150만프랑이 선고됐다.
또 로익 르 플로슈프렝장 전 엘프 사장(57)은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200만프랑, 4년간 종적을 감췄다 필리핀에서 체포돼 이송된 알프레드 시르방 전 엘프 부사장(74)은 징역 4년과 추징금 200만프랑을 각각 선고받았다.
엘프 스캔들은 드비에종쿠르가 자서전 ‘공화국의 창녀’에서 1991년 프랑스 방위산업체 톰슨-CSF(현 탈레스)가 제작한 프리깃함 6척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로비를 했다고 폭로함으로써 알려졌다.
내용은 당시 뒤마 외무장관을 설득하는 대가로 자신이 엘프로부터 6400만프랑(약 109억원)의 사례금을 받았으며 사례금의 일부를 뒤마에게 건네줬다는 것.
뒤마 전 장관은 처음엔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대만에 군함 판매를 반대했다가 나중에 이를 번복해 판매가 성사됐다.
레지스탕스 출신으로 유럽 담당 장관을 한 차례, 외무장관을 두 차례 역임하고 헌법위원회 위원장까지 지내는 등 이른바 프랑스식 출세의 전형을 달려왔던 뒤마 전 장관은 사랑과 돈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생을 마감하는 시점에 불명예를 안게 됐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