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국적으로 프랑스에서 태어난 카프 여사는 붉은 빛이 도는 머리색깔에 자그마한 체구의 소유자이지만 강인한 의지와 도전적인 기질 때문에 빌 클린턴 전(前)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자주 비교되곤 한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공부하던 지난 75년 톨레도 후보와 만난 그녀는 유럽태생인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페루의 전통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고대 잉카언어를 능숙하게 구사, 선거유세 지원과정에서 인디오 원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
카프 여사는 톨레도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자신이 페루 국적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청바지 차림으로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남편을 적극 도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톨레도 후보와의 결혼생활에서 때로 마찰도 있었음을 인정했으나 이념적으로는 두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견해차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농민과 농업문제, 그리고 여성과 어린이, 농촌지역의 영양결핍 문제 등에 관심을 쏟겠다"고 말했다.
유대인인 카프 여사는 특히 이스라엘의 집단농장인 키부츠에서 생활했던 자신의 경험을 실행에 옮겨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톨레도 후보의 선거운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남편이 인디오계 원주민 출신이라는 이점을 십분 살려 기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카프 여사 자신은 지금도 안데스 산맥 지역에서 사용되는 잉카언어인 케추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선거지원 연설을 하는가 하면 전통 후아이노 춤을 멋지게 추는 등 백인이라는 인종적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원주민들로부터 인디오 이상으로 열열한 환호를 받았다.
7개 언어를 구사하는 그녀는 톨레도 후보와 마찬가지로 세계은행의 컨설턴트로일한 경력이 있으며 슬하에는 딸(18) 하나를 두고 있다.
[리마=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