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15일 폴란드를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국가 가입 허용에 대해 지지한다”며 NATO의 이 같은 동진 확대정책이 러시아 등 어떠한 국가에 대해서도 우려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14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EU 회원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으나 기후변화협약, 미사일방어(MD) 체제, 통상마찰 등 주요 현안에서 전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EU 회원국들은 회담과정에서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교토 기후협약을 탈퇴하기로 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EU 의장국인 스웨덴의 예란 페르손 총리는 회담 후 부시 대통령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EU는 교토협약을 강력히 지지하며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준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미국은 기후변화 연구 지원 등 대안을 내놓았으나 EU와 스웨덴은 “지금은 연구가 아니라 실천할 때이며 이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유럽측은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는 마케도니아에 미국이 NATO군을 파견해줄 것을 희망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정치적 해결이 우선이라는 자세를 고집했다.
양측은 무역분야에서도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를 출범시키기 위해 공동노력한다는 점에는 합의했으나 철강, 호르몬 쇠고기, 유전자조작작물 수입과 관련된 통상 마찰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MD 체제 역시 EU로부터 구체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 같은 회담 분위기를 반영하듯 14일 예테보리 시내 전역에서 1만2000여명의 시위대가 부시 반대를 외치며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으며 240여명이 체포됐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