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미사일방어(MD) 체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와 평화 및 민주주의 동반자가 돼서 자유를 포용하고 유럽안보 향상을 추구하는 동맹국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러시아 남부 국경을 통과해 이란으로 간 핵무기 자재에 대한 보고를 받고 염려해왔다”면서 “이 문제를 푸틴 대통령에게 제기하면서 MD 추진의 타당성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부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양국이 유지해온 부통령급 고위 군축협상위원회를 없애고 실무급 전문가회의를 창설해 본격적인 핵무기 감축을 논의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폴란드에 도착 직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유럽 국가 가입 허용을 지지한다”며 NATO의 이같은 동진 확대정책이 러시아 등 어떠한 국가에 대해서도 우려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14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으나 교토 기후협약, MD 문제, 통상 마찰 등 주요 현안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EU측은 미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교토 기후협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과 EU 정상들은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를 출범시키기 위해 공동노력한다는 점에는 합의했으나 철강, 호르몬 쇠고기, 유전자조작 작물 수입과 관련된 통상 마찰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 같은 회담 분위기를 반영하듯 14일 예테보리 시내 전역에서 1만2000여명의 시위대가 부시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으며 240여명이 체포됐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