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격리저장 추진

  • 입력 2001년 6월 19일 01시 33분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지하의 폐(廢)유정이나 심해의 대수층(帶水層) 등에 격리 저장하는 방안이 새로운 이산화탄소 대책으로 연구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지가 1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한 천연가스 공장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매일 5000t씩 파이프를 통해 320㎞ 떨어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한 유전으로 옮겨 지하 1.6㎞ 깊이의 폐유정에 저장하는 실험이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수백만년 동안 석유와 천연가스가 저장돼 있던 이 같은 지하 공간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경우 최소한 수천년 동안은 대기와의 접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이산화탄소 대책은 핵과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 사용을 통한 에너지 소비 감소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방법은 미 행정부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유해한 가스의 대기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이산화탄소의 격리 저장 등 기술의 발달은 유해가스 배출을 상당히 줄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이 방법은 기술적으로는 타당성이 있으나 비용 면에서 아직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미 에너지부는 합리적인 이산화탄소 저장비용을 1t에 2.75달러로 보고 있으나 현재의 비용은 이보다 15∼20배가 더 든다. 과학자들은 10년 정도가 지나야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인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환경보호론자들은 유전이나 심해의 지하에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저장하는 방안이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86년 카메룬에선 한 호수 속에 농축돼 있던 이산화탄소가 갑자기 수면 밖으로 배출되는 바람에 주민 1700명이 질식하는 사고도 있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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