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한 천연가스 공장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매일 5000t씩 파이프를 통해 320㎞ 떨어진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의 한 유전으로 옮겨 지하 1.6㎞ 깊이의 폐유정에 저장하는 실험이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수백만년 동안 석유와 천연가스가 저장돼 있던 이 같은 지하 공간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경우 최소한 수천년 동안은 대기와의 접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이산화탄소 대책은 핵과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 사용을 통한 에너지 소비 감소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방법은 미 행정부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유해한 가스의 대기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이산화탄소의 격리 저장 등 기술의 발달은 유해가스 배출을 상당히 줄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이 방법은 기술적으로는 타당성이 있으나 비용 면에서 아직 경제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미 에너지부는 합리적인 이산화탄소 저장비용을 1t에 2.75달러로 보고 있으나 현재의 비용은 이보다 15∼20배가 더 든다. 과학자들은 10년 정도가 지나야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인 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환경보호론자들은 유전이나 심해의 지하에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저장하는 방안이 주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86년 카메룬에선 한 호수 속에 농축돼 있던 이산화탄소가 갑자기 수면 밖으로 배출되는 바람에 주민 1700명이 질식하는 사고도 있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