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의 자동차 메이커인 독일 폴크스바겐이 내년과 2003년을 겨냥한 ‘꿈의 컨셉트카’를 잇따라 내놓으며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폴크스바겐은 그동안 나치시대 국민차인 비틀스(일명 딱정벌레차)와 골프 등 저가의 중소형 자동차생산에 주력해 왔으나 21세기 신전략으로 고급형 소형 자동차와 첨단기능을 갖춘 최고급 승용차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폴크스바겐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차종은 1881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에토레 부가티(EB). 모든 부품을 수작업으로 생산, 세계 최고의 명품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부가티는 30년대 단 6대만 생산됐다.
그 후 단종됐다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BMW가 ‘A클래스’와 ‘316’ 등을 생산,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자 폴크스바겐은 거꾸로 부가티를 내세워 최고급 자동차시장 공략에 나선 것.
2003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가티 EB 16.4는 배기량 7993㏄에, 최고 속도 시속 406㎞로 지상에서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다. 가격은 200만마르크(약 12억원).
‘자동차의 귀재’로 불리는 페르디난트 피에히 폴크스바겐 사장은 시사주간지 포쿠스와의 회견에서 “부가티를 고안한 에토레의 신화와 폴크스바겐의 장인 정신이 결합한 부가티가 최고급 스포츠카 시장을 석권하게 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또 차량외장 중 70%를 특수 플라스틱으로 만든 ‘뉴비틀’을 1997년 시판한 데 이어 내년에는 5월 시속 130㎞로 달릴 수 있는 최소형 2인용 자동차 ‘스프리트’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가장 적은 연비인 1ℓ로 25㎞를 달릴 수 있는 ‘루포’의 무거운 중량 등을 보완한 스프리트는 4만마르크(약 2400만원)로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1ℓ에 100㎞를 주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1966년 처음으로 7인용 자동차를 생산해 승합차 시장을 개척한 지 36년 만에 모든 기능을 원터치 방식으로 자동화한 ‘불리’도 선보인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6위에 오른 폴크스바겐이 정보기술(IT)과 신소재기술을 도입,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바꿔가고 있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고급화 전략으로 자동차산업을 미래산업의 모델로 제시할 계획이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