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전범 혐의로 피소…벨기에 법원에 소송 제기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2분


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2년 팔레스타인 난민캠프 학살사건의 생존자 28명이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이던 아리엘 샤론 총리를 전범으로 처벌해 달라며 18일 벨기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을 대리하고 있는 벨기에의 미카엘 베르하게 변호사는 “샤론 총리가 학살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재판을 통해 이스라엘에 의해 조종된 반인도적 범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벨기에에 소송을 낸 것은 벨기에 법이 제네바 협정을 위반한 반인륜 전쟁범죄자에 대해 범행장소를 불문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82년 9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 사브라 차탈리아 난민캠프에서 발생한 학살사건은 당시 레바논 대통령 당선자이자 친 이스라엘계 민병대 지도자였던 바시르 게마옐이 암살당한 뒤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범인으로 지목한 민병대가 난민캠프에 들어가 무차별 보복 학살을 저질렀던 것.

당시 레바논 민병대의 배후에는 이스라엘 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샤론 총리는 당시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국방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 사건은 17일 영국 BBC방송이 각종 조사자료를 인용해 샤론 총리가 당시 베이루트에 머무는 동안 레바논 민병대의 난민캠프 진입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브뤼셀·예루살렘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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