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河南)성 스퉁(四通)진의 관리 전원은 최근 파업을 단행했다.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사람은 당서기와 진장 등 두 사람.
밀린 월급을 지불하라는 게 파업 이유. 스퉁진은 지난 반년간 공무원 월급을 한푼도 지불하지 못했다. 진(鎭)은 한국의 읍에 해당하는 행정단위. 한국의 면에 해당하는 향(鄕)의 재정상태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언론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의 향·진 지방정부 가운데 90%가 관리들의 월급을 제때에 주지 못하고 있으며 1년째 지불하지 않은 곳도 있다. 안후이(安徽)성의 한 향장은 현직을 가진 채 상하이(上海)로 돈벌이를 떠났으며 부업으로 택시운전을 하는 향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이처럼 나빠진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앙정부의 농민 부담 경감책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96년 이래 농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농민에 대한 각종 잡부금 부과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향·진 자치단체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어 공무원의 월급마저 지불하지 못하게 된 것. 정부가 94년부터 학교 교사의 월급을 지방자치단체에 부담하도록 한 것도 재정을 나쁘게 만든 요인이 됐다. 중국의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학교 교사 60∼70%가 월급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말도 있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매년 200억위안(약 3조2000억원)을 보조하고 있지만 이는 지방자치단체 지출 예산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