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주의 멤버로]"경쟁력이 힘" 기업 강자중심 재편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33분


《중국이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가입한다.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이 국제경제질서에 편입되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21세기 경제대국으로의 비약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동시에 경쟁력 없는 산업들은 도태하고 기존 제도와 관행을 국제규범에 맞춰야 하는 등 어려움도 뒤따른다. WTO 시대를 준비하는 중국의 기대와 불안감을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중국의 3대 제철회사가 3월 전략적 동맹(제휴)을 맺었다. 상하이(上海)의 바오산(寶山), 베이징(北京)의 서우두(首都), 랴오닝(遼寧)성의 안산(鞍山), 후베이(湖北)성의 우한(武漢)철강 등 중국의 빅4 제철회사 가운데 안산철강만 빠졌다. 이른바 ‘강자들간의 연합’은 중국 국내외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들 3사는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 공동구매 및 운송 △신기술 및 신상품 공동개발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고 비용을 대폭 절감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서로 주식 지분도 교환하고 경영에 서로 참여하기로 했다.

▼글 싣는 순서▼


上 구조조정 태풍
中 제도의 세계화
下 한국기업의 명암

이들의 제휴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의 질풍노도와 같은 시장변화에 대비한 고육책. WTO 가입 후 철강 관세율은 현재의 15∼20%에서 8%로 낮아지고 수입쿼터가 폐지된다. 값싸고 질 좋은 외국제품들이 중국 시장으로 몰려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장 설비가 노후한데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캔 제조 등에 사용되는 고급 판재용 철강을 해마다 1000만t 이상 수입해오던 중국 철강업계로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게 된 것.

WTO가입후 중국시장 변화전망

업종관세율 인하 등 조치시장상황 변화전망
석유화학16∼22%에서 6∼8%로비관세장벽 및 투자조건 완화로 선진기업 중국진출 본격화
전기전자첨단제품은 13.3%에서 0%로첨단제품은 수입 증가, 일반제품은 중국산이 우위 유지
철강15∼20%에서 8%로. 수입쿼터 폐지철강산업 구조재편 가속화
자동차80%에서 25%로. 완성차 수입할당제 폐지할부금융 허용으로 완성차 수입 증가
농산물20%에서 17%로. 비관세장벽 완화 및 수출보조금 폐지대외수출 경쟁력 약화

중국 정부는 국내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지난달 창춘(長春) 제1기차와 상하이모터스 둥펑(東風)자동차 등 빅3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정부가 강제 구조조정에 나선 것. 이 회사들은 국영이거나 중국 정부가 주식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는 중외합작회사들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합작생산중인 2000㏄급 산타나 승용차 값이 여러 차례 내렸지만 소비자가격은 20만위안(약 3200만원)선이다. WTO 가입으로 수입승용차의 관세율이 현행 80%에서 25%로 인하되면 외제 자동차들이 쏟아져 들어올 게 뻔하다. 자동차업계로선 비상이 아닐 수 없다. 장웨이잉(張維迎) 베이징대교수(경제학)는 “문제는 정부의 지분이 많은 회사일수록 생산성이 극도로 낮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이나 유통 금융업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수년간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출혈경쟁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길러온 TV 냉장고 등 일부 가전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제조업부문이 WTO 가입과 더불어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경쟁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금융기관들도 외국업체의 진입에 대비해 살빼기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행은 국내 정보기술센터를 1040개에서 110개로 감축했으며 내년 5월까지 106개 사무소의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 정부는 WTO 가입에 대비, 기업 및 산업 구조조정을 올부터 시작된 제10차 5개년계획의 목표로 삼았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3월 “기존 구조와 느슨한 성장방식으로는 시장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자원과 환경도 감당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며 “합병 재편성을 구조조정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쟁력 없는 업체들의 도산과 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산둥(山東)성에서만 880개의 기업이 퇴출당했다. 한때 1000여개 사에 이르던 TV 제조업체들은 지난해말 60∼70개로 줄었고 수백 개를 헤아리던 맥주제조회사들도 칭다오(靑島)와 옌징(燕京) 주장(珠江)맥주 등 몇 개의 기업집단으로 흡수합병이 진행중이다. 이 같은 기업도산 합병붐은 정보기술(IT)산업 언론 등에 이르기까지 전 업종으로 번지고 있다.

가전업계에서 시작된 가격인하전쟁은 귀금속 제약 자동차 부동산 등으로 번지고 있고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도 살벌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업도 유례 없이 5% 수준에 이르는 등 큰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다만 중국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완구 신발 섬유 등 경공업체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고 중국으로의 공장이전이나 대중투자가 급증하는 전자 가공업분야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