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10일 공식 발표될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이 GM작물의 유해성 논란을 벌이는 동안 아프리카 남미 등 저개발국가의 식량난 문제가 간과돼 왔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9일 전했다. 이 보고서는 “GM작물은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세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자국 내 GM작물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미국은 식품의약국(FDA)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기관을 내세워 “GM작물과 식품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며 ‘GM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이에 맞서 유럽 국가와 일본은 “아직 GM작물의 무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유통과 소비를 반대해왔다.
이 같은 논란은 근래 들어 점차 GM작물을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6월 “GM작물의 유해성 증거가 없다”면서 GM식품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어 유럽연합(EU)도 올해 2월 GM제품 등록시 인체유해검사, 유통경로 추적, 제품 표시 등 GM상품 사용규제 지침을 채택하면서 GM제품에 대해 부분적이나마 유통을 허용했다. EU는 1999년 이후 소비자 및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로 GM상품의 수입을 사실상 금지해왔었다. 이번 유엔 보고서는 몇년째 계속돼온 이 같은 GM작물 유해 논란을 마무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주목된다.
GM작물 경작은 급속히 늘고 있다. 경작지는 96년 200만㏊에서 지난해 4400만㏊로 22배 늘었다.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가 전체 경작지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내에서 재배한 면화의 45%, 콩의 38%, 옥수수의 25%가 GM작물이다. 이에 따라 GM작물을 원료로 한 제품 역시 크게 늘었다. 미국의 일반 소비자는 GM작물 또는 이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미 ABC 방송이 6월 미 전역의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GM작물은안전하지 않다”고 믿고 있었다. 또 93%는 “상품 포장에 GM작물 사용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57%는 “GM작물을 사용한 제품은 사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