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美 한반도문제 의견교환…하노이서 비공식 접촉

  • 입력 2001년 7월 24일 18시 36분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은 24일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비공식 만찬에서 북한측 수석대표인 허종(許鍾) 순회대사를 비롯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 등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장기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한 우려와 함께 조속한 시일내에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2차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정부의 견해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사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주로 한 장관의 얘기를 듣기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대표단은 ARF외무장관회의가 열리는 25일 북측 대표단과 보다 긴밀히 의견을 나눌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장관은 이에 앞서 대우호텔 오닉스룸에서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 장관은 회담에서 최근 장길수군 가족의 한국 송환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인도주의적 방침을 견지한 데 대해 평가하고 선양(瀋陽)주재 한국 영사사무소의 총영사관 승격을 희망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탕 부장은 “장군 가족의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처리한 것”이라고 밝히고 “일반 탈북자들은 난민이 아니다”고 말해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두 장관은 10월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두 장관은 일본 역사교과서의 왜곡이 시정돼야 한다는 점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 각국의 사정에 맞게 대응하되 의견교환을 해나간다는 데 의견 접근을 보았다. 한 장관은 25일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는다.

<하노이〓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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