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타임스지는 30일 “러시아가 2주 전 이동식 SS25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며 “미국 정보당국자들은 이를 미국의 MD체제 추진 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답변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러시아 중부지역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이 수천마일 떨어진 캄차카 반도까지 날아갔으며 마지막 단계에선 대기권 내의 약 3만m 상공을 고속으로 순항하는 특이한 항로를 취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음속의 5배인 마하 5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스크램제트’엔진 기술을 시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최대 사거리 1만1200㎞의 3단계 미사일인 SS25가 일단 우주 공간으로 발사됐다가 대기권 안으로 진입한 뒤마지막 단계에서 스크램제트 엔진의 추진력에 의해 목표지점까지 초음속 순항을 했다는 것.
러시아는 95년 스크램제트 엔진을 장착한 겔라(GELA) 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은 현재 이 기술을 이용한 우주선을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6월 미국이 MD계획을 추진할 경우 러시아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미 국방부는 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시험 사실은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정보에 속하는 사안이라며 논평을 회피했다.
그러나 MD체제 계획을 관장하는 국방부 탄도미사일 방어기구는 미국이 러시아의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기구의 대변인인 릭 레너 대령은 현재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으로 마하 5의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신형 PAC3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스커드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며 “고속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도 마찬가지로 요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러시아의 이번 미사일 시험은 러시아가 첨단전략무기개발에 계속 힘을 쏟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러시아의 핵무기 해체를 위해 미국이 재정적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