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81세 의원, 리덩후이 출당요구 자해

  • 입력 2001년 8월 1일 01시 58분


대만 국민당 원로인 샤궁취안(夏功權·81)이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을 출당시키라며 제16기 전당대회 도중 자해 소동을 벌였다.

이는 리 전총통 측근들이 ‘대만 단결연맹’이란 이름의 신당을 창당하려는 데 대한 국민당 내의 리 전총통에 대한 배신감 때문. 대만 단결연맹은 2일 오후 공식으로 정당 등록을 할 계획이다.

주미 대만대표부 대표와 우루과이, 뉴질랜드 대사를 역임한 샤궁취안은 이날 오전 전당회의에서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에게 “리 전총통을 출당하지 않으면 국민당은 2년 내에 와해될 것”이라며 출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작은 칼을 꺼내 들고 “롄잔 주석, 당을 단합시켜라. 리덩후이를 출당하라. 당신 가족이 죄를 범하면 당신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왼쪽 손목을 자해했다.

자해 후 그는 사전에 서류가방에 넣어둔 면 헝겊을 갖다줄 것을 요구했다. 그의 자해 장면은 이날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됐다.

중국 본토 태생인 그는 1949년 중국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뒤 대만에 건너온 국민당 원로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73∼78년 뉴욕 주재 영사로 근무했으며 미국이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한 이후 79년부터 81년까지 워싱턴 대만대표부 대표를 지냈다.<타이베이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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