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신임내각 30대 대거포진

  • 입력 2001년 8월 1일 18시 35분


‘30대의 각료들과 함께 불가리아의 부활을 이끌겠다.’

동유럽 구 공산국가에서 왕정시대 군주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다시 권력을 잡은 불가리아 총리 시메온2세(64·사진)가 국가재건의 기치를 높이 내걸고 의욕적인 개혁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시메온 2세 총리는 파격적인 조각을 마치고 각종 개혁정책을 선보임으로써 불가리아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의 첫번째 작품은 젊은 인재를 과감히 등용한 ‘혁명적인’ 내각 구성. 부총리 겸 경제장관으로 임명된 니콜라이 바실레프는 런던의 ‘라자드 캐피털 마켓’사에서 일하던 은행가로 31세에 불과하다. 바실레프 장관과 함께 경제개혁을 주도할 밀렌 벨체프 금융장관은 메릴린치 증권 런던지사에 일하던 금융맨으로 35세. 16명의 각료 상당수가 미국과 영국 금융계에서 일하던 30∼40대의 젊은층이다.

시메온2세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800일 경제재건’ 계획은 공산 정권 붕괴 후 12년간의 혼란에 신물이 난 불가리아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63%가 총리를 지지했는데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시메온2세 총리는 지난달 30일 향후 3개월간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해 유럽연합(EU) 가입의 기초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벨체프 장관은 EU특사와 만나 “10월까지 금융체제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고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메온2세 총리는 2004년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가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왕 출신 총리의 목표는 실업률이 28%에 이르고 국민의 70%가 빈곤층인 불가리아를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잘 나가는 동유럽 국가들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는 것. 뉴스위크지 최근호는 “통신 전기 가스 담배 산업 등을 모두 민영화시키겠다는 그의 발언 이후 외국자본이 불가리아로 밀려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1946년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망명길에 올랐던 시메온2세 총리는 반세기가 넘는 외국생활을 청산하고 4월 귀국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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