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키 前총리 부인 무쓰코여사 "왜곡교과서 부끄러워"

  • 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32분


미키 다케오(三木武夫) 전 일본총리의 부인 미키 무쓰코(三木睦子) 여사는 올해 84세지만 일본 정부에 쓴소리를 자주 한다.

최근 출간한 ‘매일, 어처구니없는 일뿐’이란 책에서 미키 여사는 요즘의 일본 정치 행태에 대해 분노를 터뜨렸다.

책은 2월 역사왜곡 교과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일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미키 여사는 “나이도 먹었으니 고양이나 데리고 햇볕이나 쬐라는 말도 듣지만 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잠자코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며 “일본에서 그런 교과서가 만들어진 것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방침에 대해서는 “전쟁을 포기한 평화헌법은 일본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며 참배를 반대했다. 남북한과의 인연과 감상을 애정어린 시각으로 쓴 내용도 들어 있다. 미키 여사는 30여년간 아시아 부인 우호회장으로 일해 왔으며 10년 전부터는 군대위안부 보상운동을 주도, 자주 남북한을 방문했다.

이 책은 이렇게 끝난다. “살아 생전 통일된 한반도를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내 생애 마지막 꿈은 이것이다. 뭔가 도울 일이 있다면 어디라도 달려갈 생각이다. 역시 고양이를 무릎에 앉히고 햇볕을 쬐는 일은 당분간 힘들 것 같다.”

미키 여사는 한국에서 열리는 2001 세계 도자기 엑스포 행사에 남북한 흙을 섞어 만든 도자기를 출품하기 위해 9월 방한할 계획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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