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대주주 구속' 외신반응

  • 입력 2001년 8월 18일 01시 35분


AP통신 등 외신들은 17일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 전 명예회장을 비롯한 3명의 언론사 대주주가 구속되자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싼 논쟁을 곁들여 신속하게 보도했다. 일본 NHK방송도 이날 밤 10시 메인 뉴스에서 국제뉴스 머리기사로 전했다.

AP통신은 사주들의 구속은 한국의 3대 신문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를 포함해 6개 신문사에 대한 조사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전하면서 이들 3대 신문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언론자유를 질식시키기 위해 세무조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같은 비난을 부인하면서 신문사도 다른 기업처럼 재무에 관한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언론사 세무조사는 최근 몇 달간 국민의 인기를 잃은 정부의 (세무조사) 동기에 대한 논쟁을 가열시켰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통신은 또 한국 정부는 최근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둘러싸고 한국의 주도적 언론과 갈등을 겪고 있으며 언론들은 포용정책이 일방적이며 북한은 이에 대해 거의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관련된 언론사와 야당이 이번 세무조사는 언론으로 하여금 김 대통령과 그의 정부에 대한 비판을 중단시키기 위한 정치적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구속된 3명의 혐의를 소개하며 검사들이 재산의 해외도피를 포함해 다른 혐의가 추가될 수 있으며 돈이 불법적으로 미국으로 보내졌는지를 수사하기 위해 미 당국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서울특파원 보도를 통해 “언론사들은 이번 구속 조치가 비판 언론의 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탄압이 아닌 개혁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또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 및 언론사 사주 구속조치에 대해 한국 국민은 찬성과 반대로 갈려 팽팽히 맞서 있다”며 “이는 정부와 언론 양쪽 모두에 대해 불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NHK는 “대주주가 구속 대상이 된 신문은 특히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이라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언론을 미리 장악하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김성규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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